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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소리를 들으며 감사기도를 드렸다 본문

일상/일상에서의 느낌

불경소리를 들으며 감사기도를 드렸다

눈빛포스 2009. 7. 20. 09:00

 
 
       
       오늘도 우리의 씩씩한 무안박씨 암천 처사공종중 봉사공파
      17세 종손인 박씨는
이른아침부터 쌀을 씻어야 했다.

       "여보~ 밥만 안쳐줘.............."
       아내의 졸린목소리가 무섭게 들리는 아침이다.
 
        아내는 아침부터 생선을 굽기시작했다.
        생선굽는 냄새가 온집안을 케케하게 만들길래
         문을 활짝 열어 제쳤다.

        아침부터 후덕지근한 날씨다.
 
 
        아침밥상이 준비가되고 공식순서에 입각해서  감사기도가 시작되었다 .
        똥그란 밥상에 둘러앉아 있는 순서가 오른쪽으로 예지.그다음 예솜이
        그다음이 아내이기에 기도순서는 오른쪽으로 돌아가니깐 어제 저녁에 예지
        가 했으니깐 오늘 아침은 예솜이었다.
 
        기도를 하려고 머리를 숙이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불경소리가 들리는 거였다.
        옆집에 할머니 한분이 사시는데 아침이면 불경을 틀어 놓으시는 거였다.
        그 옆집도 아파트 문을 열어 놓은거였던 것 같았다.
 
 
        예솜이의 말도 안되는 기도가 시작되었다.
         "하나님 아버지....
        ...똑똑똑....(목탁 두드리는 소리)
 
         오늘아침도 맛있는 음식을 먹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하 반야 불타 심경.........
 
          시험성적 잘 나오게 해주십시여....
          .......탁탁탁..........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7.................
 
   
                            
 
         갑자기 폭소가 터져 나왔다.
         왕딸도 낄낄낄...아내도 낄낄낄..............
         성적 잘나오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예솜이의 기도도 웃기지만....
        어쩜 절묘하게도 목탁소리의 배경음악이 흐르면서 드리는 아침기도는
         참으로 웃음 그 자체였다.
 
         아~ 이얼마나 절묘한 타이밍인가?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스님의 허스키하면서도 묵직한 번뇌를 씻는 듯한
       불경소리를 배경으로 식사 감사기도를 드렸던 아침이었다.


        갑자기 나의 스승 이현주목사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감리교 목사였던 이현주는 어느날 절에서 강론을 해달라고해서
        법당에가서 설교를 했단다.
        강론이 끝나고 불교도인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어느 불교도인이 복음성가를 불렀단다..
        "내게 강같은 평화..내게 강같은 평화~
        그러자 온통 법당은 복음성가의 함성으로 들썩였단다.
        같이 손을 맞잡고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복음성가를 불렀던 추억을
        기억하면서 그 당시 성령의 임재를 느꼈다고 소회를 털어놓은 이야기를
         책에서 본적이 있다.


         불교도인들과 손을 맞잡고 법당에서 복음성가를 부르며 덩실덩실 춤을
         추던 모습을 상상해보라~
         얼마나 가슴짠한 일인던가?


         대립과 반목으로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치는것보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나는 기독교인다.
         나는 운명적으로 예수를 나의 삶의 주인으로 모시는 사람이다.
         내가 불교도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불제자가 되었을련지 모르지만
         지금의 운명을 사랑하고 또한 양보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변함이
         없다.


         난 오늘 아침 불경소리를 들으며 감사기도를  드릴수 있었다.
         아침 밥을 먹으며 내내 불경소리를 들어야 했다.
         유난히 밥맛이 괜찬은 식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