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live one life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본문

신앙/이현주 목사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눈빛포스 2009. 3. 28. 16:10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 이현주 목사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이 현주목사-



  한 송이 이름없는 들 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바람으로 피었다가 바람으로 지리라.
  누가 일부러 다가와
  허리 굽혀 향기를 맡아준다면 고맙고
  황혼의 어두운 산 그늘만이
  찾아오는 유일한 손님이어도 또한 고맙다.
  홀로 있으면 향기는 더욱 맵고
  외로움으로 꽃잎은 더욱 곱다.
  하늘 아래 있어 새벽 이슬 받고
  땅의심장에 뿌리 박아 숨을 쉬니
  다시 더 무엇을 기다리랴.
  있는 것 가지고 남김없이 꽃피우고
  불어가는 바람 편에 말을 전하리라.
  빈 들에 꽃이 피는 것은
  보아 주는 이 없어도 넉넉하게 피는 것은
  한 평생 홀로 견딘 그 아픔의 비밀로
  미련없는 까만 씨앗 하나 남기려 함이라고..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끝내 이름없는 들꽃으로 지리라.


~ 지금 보다는 의식의 칼끝이 퍼렇던 젊은 시절...

그 사시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항상 도전이 되어주셨던
시인이자 아동 문학가인 이 현주 목사님의 글을 오랜만에
추억하며 올렸습니다.  



지금은 더 깊은 '산 속'으로 침잠해 들어 가셔서

인간의 본질적인 고뇌를, 그 풀 수 없는 깊이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혼불을 지피시고 계시다는 데....


세월이 저를 이 만큼 세상 속으로 데려다 놓아서일 까요..
그리움 속  님의 글에 목이 메여옵니다...강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