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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와 아내 본문

신앙/이현주 목사

당나귀와 아내

눈빛포스 2009. 3. 28. 16:09

당나귀와 아내



“당나귀를 잃어버려 속이 상하신 줄은 압니다만,

그렇다고 첫째 부인이 돌아가셨을 때보다 더욱 서럽게 울어서야 되겠습니까, 물라?”

“자네도 기억하겠지만, 지난 번 집사람이 죽었을 때에는 사람들이 와서

‘우리가 곧 다른 여자를 물색해보겠소’ 하고 말했는데,

지금은 아무도 내게 다른 당나귀를 주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잖은가?”



당나귀를 싸게 판 까닭


매주 금요일 아침만 되면 나스룻딘이 근사한 당나귀를 끌고 장터에 나타나서,

시세보다 훨씬 싼 값에 팔아 넘겼다.

하루는 부유한 당나귀 상인이 그에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수로 당나귀를 그토록 헐값에 넘기는 거요?

나는 농부들한테서 공짜로 꼴을 가져다가 당나귀를 먹이고,

그것들을 보살피는 노예들에게 품삯도 주지 않는데,

그런데도 당신만큼 헐값에 넘길 수가 없어서 묻는 거요.”

“그야, 그럴 수밖에!” 나스룻딘이 대답했다.

“당신은 꼴과 품삯을 훔치고, 나는 당나귀를 훔치거든.”



당나귀를 빌려줄 수 없는 이유


이웃 사람이 나스룻딘을 찾아왔다.

“물라, 당나귀 좀 빌려주시겠습니까?”

“미안하네. 방금 누가 당나귀를 빌려갔어.”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외양간 쪽에서 당나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저 울음소리는 뭐죠?”

물라가 문을 닫으며 근엄하게 말했다.

“사람 말보다 당나귀 말을 더 믿는 자에게는 아무것도 빌려줄 수가 없네.”



탓할 사람


물라 나스룻딘이 아내와 함께 출타했다가 돌아와 보니 밤손님이 들었던 모양이다.

손으로 들 수 있는 물건은 모두 없어졌다. 아내가 말했다.

“모두 당신 탓이오. 집 떠날 때 문단속을 잘 했어야지!”

이웃 사람들이 몰려와 한 마디씩 거들었다.

“창문으로 들어왔군. 창문을 잘 잠그지 않은 게 잘못이야.”

“이런 일이 있을 줄 예상 못했소?”

“열쇠가 낡았구먼. 진작 새 것으로 바꿨어야지.”

“잠깐!” 그들의 말을 중단시키고 나스룻딘이 물었다.

“어째서 나만 잘못했다고 나무라는 거요?”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럼 우리가 시방 누구를 탓하겠소?”

“도둑놈은 아무 잘못이 없는 거요?”

..........................

 

허허허, 이러지들 맙시다! 아까운 시간은 마냥 흘러가는데.....



연습


훌쩍거리며 울고 있는 나스룻딘에게 친구가 물었다.

“무슨 일인가?”

“마누라가 아프다네. 아무래도 죽으려나봐. 훌쩍훌쩍.”

“자네 부인이 아니라 당나귀가 아프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건 그래, 자네 말이 맞아.

지금 나는 장차 받을 충격에 익숙해지려고 좀더 쉬운 단계부터 연습하는 중이라네.”

......................

 

모든 일에 단계가 있다. 사랑하는 일이라고 예외일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