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바람이 휘이 부는 밤인데 달빛
유난히도 밝기에 자연히 발걸음은 마당으로 향했
적막함이 깃들어 있는 밤하늘은 깊은 사색에
몰입하게 했고휘엉청 밝은 달빗사이로 보이는
밤의 아름다움은 매혹의 세계로 나를 휘어 잡는다.
나무로 짜놓은 검은 의자에 털썩앉아
이런저런 고독에 휩싸이다보니 참으로 오랜만에
가혹하리만큼 되돌아 볼수 있었다.
신학을 전공한지가 꽤 오래 되는듯 싶다.
대학동기생들은 휼륭한 목사가 되어 비지땀들을
흘리고들 있으니 참 세월 빠르다는 것을 느끼게된다.
오늘따라 이런 생각은 더욱더 깊어졌다.
"주님...내가 무어라고 했습니까?
평범하게 살면서 조용히 살겠다 하지 않했습니까?
사람을 낚기는 커녕 이렇게 물리지 않했습니까?
소리를 지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기 힘들다.
나이 오십이 넘도록 이런 종류의
눈물을 흘린적이 있나 기억이 안난다.
두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저멀리 황혼에 물든 구름이 흘러간다.
날이 어두워 진다.
"주님" 소리를 질러본다.
앞산에서 메아리쳐온다.
마치" 내방법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 이다" 라고
실로 오래전에 시골에서 목회하시던 아버지께서
교회의 큰어려움 속에서 써놓았던 글이었는데
한갖 종이조각에 써놓앗던 것을 우연히 발견할수 있었다.
그 종이쪼각을 집어 들면서 어린 마음에 얼마나
충격을 받았던지 울면서 밤을 지새워야했다.
그날 이후로 평범하게 조용히 살겠다고
일방적으로 하나님께 선포했다.
조상대대로 물려오던 농토도 있고
또 고향땅을 내 팽겨치기도 뭐하고 해서
그날 이후로 독수 공방하면서 하루 하루의 삶이 이어졌다.
그러는 동안 주위분들의 염려는 대단했다.
그분들의 염려 ,걱정,충고 이모든것이 참으로 고마왔는데
그런이야기도 한두번 듣고 나나까
시큰둥해졌고 오히려 반발심과 거부감이 치솟아 올랐다.
그런데 알수없는것은 예수님의 태도는 이와는 정반대였다.
내가 일방적으로 조용히 살겠다고 선포했는데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오히려 호통치시거나 나무라시지 않으셨고침묵하는것이었다.
고독할때 사랑의 눈빛으로 다가와 주셨고
동행해 주셨고 품어 앉아 주셨다.
말없이 쓰다듬어 주시는 것이었다.
이러한 주님의 모습속에서 고개가 숙여졌고
항복의 두손은 점점더 올라갈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제야 알것같다.
안타까워 하시며 속상해 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쬐끔은 이해할것같다.
내 옹졸한 모습속에서 침묵하셨던것이 사랑 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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