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live one life
바바리걸,바바리맨 본문
바바리걸.
찬바람이 불면 바바리 걸 이라는 별명을 등에 업고 또각 또각 구둣발자국
소리를 내며 등뒤에서 불어오는 휘파람 소리나 "어~이 바바리 걸" 하며 불러대는
짖궂은 사내들의끈적이는 농담에도 언니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언니에게는 짖궂은 사내들의 끈적이는 추파에 싸구려 미소를 날릴만한 천박함
틀끝 만큼도 없었으니 그 무렵 피어나는 장미 꽃 보다도 화사하던 20대 초
뭇 사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만큼 이쁜 언니에게는 S가 있었다.
서울서 대학을 다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 준비를 하다 동생들 자취방에 잠시 들렀던 곳이 우리 옆집 이었다.
사내 아이 보다 더 개구장이였던 작은 언니의 짖궂은 장난에 말려든게 인연이 되어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
지금 생각 해 보면 참 쑥맥 같던 그 두사람.
아마 그 둘 순진해서 뽀뽀도 한번 못 해봤을것 같다는..
그래서 지금 각자 조 모냥일것 같다는..
'바바리 걸' 이라는 별명을 가진 언니에게 '예배당' 신자 집안의 외동 아들이 남친이라는 이유로
'예배당 신자' 보다 더 지독한 불교+무속교 를 숭상하던 우리엄마의 일방적인 통보로 언니는 어느날 갑자기 선을 보게 되었다.
한마디 반발도 없이 언니는 아빠와 새엄마의 뜻에 순종하며 선본지 두달만에 그 남자 K에게 시집을 갔고
지금은 자신의 정체성 조차 상실한 채 아주 단순하게.. 두 아이의 엄마라는 이름으로만 살아 가고 있다.
가끔, 아주 가끔 제 앞도 못 보는 눈먼 무속인에게 언니와 아이들의 미래를 묻는 골 때리는 짓을 해
나를 질리게 만드는 것만 빼면 언니는 참 좋은 사람이다.
얼굴도 모르는 무식한 남자 만나 아들 하나 딸 하나 장학생으로 당당하게 키워낸게 언니의 유일한 낙이자 자랑거리다.
언니가 시집 가고 얼마 안 있어 홧김에 결혼 해 버린 S는결혼한지 몇 해 안 되어 이혼 했다는..
그리고 다시 언니를 찾아 왔지만 착하기만 한 우리 언니 한번 지나온 길 뒤돌아 가고 싶지도 다른 길로 방향을 돌리지도 않겠다는
부모가 한번 정해준 인연 그집 귀신 되도록 유지 하겠다는 조선시대 '갑순이' 같은 말만 던져주고 냉정히 돌아 섰다는..
언니에 못지 않은 조선시대 '갑돌이' 같던 그 오빠 작은 언니가 '저 멍청이 울 언니 데리고 달아나 버리라'고
무진장 부축였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물만 떨구고 그 오빠 돌아 섰다는..
지금도 그 오빠 작은 언니에게 신 지혜 안부만 종종 묻는다는..
참 바보 같다는..
에고~ 찬바람도 불어 오고 가슴은 시려 오고 지나간 추억은 아파오고..
괜시리 두 사람 편지만 줄차게 배달 하던, 어제 싹뚝 잘라버린
어릴적 그 꼬맹이의 흩날리던 머리카락이 떠올라서..
신비혜님의 글 퍼옴
http://blog.daum.net/spnewsun/5959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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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숨이 막혔습니다.
바탕에 흐르는 음악소리와 함께 글을 읽으며.................
오래전 다림질도 않하고 쭈글거리는 바바리 코트를 입고 내달리던 시절로 돌아갈수 있었죠.
찬바람이 불면 문득 문득 바바리를 입던 시절이 생각이 납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지내던 시절 한 여인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되었고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연락처를 알게되었고
많은 편지와 몇번의 전화통화 끝에 대전 은행동 커피숍에서 만날수 있었습니다.
당시 옷이라고는 작업복 밖에 없었고 아랫동생이 사준 바바리가 하나 있었는데 구석기 시절을 연상이라도 하듯이 촌티가
풀풀나는 고전틱한 바바리가 하나가 있었죠.그 농촌스러운 바바리를 입고 구닥다리 화물차를 타고 가던 겨울날 이었습니다.
커드만한 귀걸이를 하고 있었고 긴머리를 출렁거리며 짙은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던 그녀 였습니다.
부끄러워 어찌할줄 몰라했고 촌스러운 몸짓으로 어떻게 만남이 이루어 지었는지 잘 기억이 없네요.
그후 몇번의 만남이 이루어졌고 참으로 설레임으로 가슴벅찬 나날을 보낼수 있었죠.
벚꽃 휘날리던날....
목산언덕에서의 마지막 만남을 끝으로,
갑작스런 이별통보에 수많은 편지를 날려 보냈고 닥똥같은 눈물을 뚬벙거렸던 그시절을 연상케 하듯이.............
그 바바리 이야기가 나오는거였습니다.
문득 문득 ...가끔씩 떠오르는 그 여인....
이름도 기억이 나질 않는 여인......
아픔을 주고 바람처럼 사라져간 여인.......
어느 하늘 아래 잘살고 있겠죠.
아마도 잘살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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