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live one life
저와 같은 꼬라지로 보였습니다. 본문
자정이 넘었는데 눈은 가물가물한데 이상하게도 잠이 안오는 겁니다.
어슬렁거리며 집안을 돌아다니다가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이젠 가을을 실감하는 쌀쌀한 기온을
체감하면서 갑자기 멍해지는 겁니다.이런저런 상념에 젖어 있다보니 대추나무에 대추가 눈에 띄길래
오밤중에 대추두알을 으드득 거리며 따먹어 보았습니다.
근데 놀라운것은 맛이없어요.
전에도 대추를 따먹어보았습니다만 아직 이른철이라 당도가 없구나 생각했는데 아 이거 뭡니까?
여전히 당도가 없는거에요.
분명작년에는 참 맛있게 따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올해는 뭡니까?
입을 쩝쩝거리며 밋밋한 대추알을 씹으며 왠지 찝찝한 기분이 드는게 뭡니까?
당도없는 대추 ....
꼭 저와 같은 꼬라지로 보였습니다.
노트북을 열고 보니 저장되어 있는 사진한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제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나머지 공부하던 모습을 찍어놓은 사진인데 스캔해놓았던 겁니다.
빡빡 깍은 머리,특히 여자아이들의 머리스타일이 다들 한결같이 일명"박아지 머리"입니다.
제일앞에 앉아서 박아지 머리를 하고 열심히 무언가 쳐다보는 강렬한 눈빛의 유남호,,,,,,
연필을 빤뜻이 세우고 공책에다 열심히 쓰는 모습들이 참으로 정감이 갑니다.
연필심이 흐려서 혓바닥에 침을 묻혀 가며 꾸기적 거리며 써야했고 얼마나 연필을 혓바닥에 찍어 발랐던지
입이 아렸었고 몽당연필을 볼펜에 끼워 썼던 아련한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군요.
집이 무척이나 가난했던지 미술시간만 되면 늘 고민이 되었죠.
남들은 스케치북을 들고 크레용으로 슥슥 잘도 그렸는데 내게는 그 흔한 화첩하나 없어서
미술시간이 있는날 아버지한테 도화지 살돈을 달라고 하니깐 없다며 그냥학교 가라고 내쫓아서
눈물을 뚬벙거리며 학교로 걱정을 하면서 투덜거리며 가던 기억들이 아련히 떠오르네요.
왜이리 지질이도 못살았던지....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가 않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 당시 어려웠던것은 사실이었던 것 같애요.
아 자야되는데....
그만 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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