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live one life
플랫폼에서 긴한숨을 내쉬었다 본문
대학동기들 모임이 온양에서 있다고 전갈이 왔길래
서울에서 일을 마치고 천안행 ktx에 몸을 실었다.
참 빠르게도 천안 아산역에 도착하는것을 보고
새삼 경이적으로 발전해가는 속도에 캄탄을 해봤다.
반갑게 대학 동기생들과 회포를 푼후에
집에 갈려고 천안역으로 향했다.
천안의 택시는 빠르기도 했다.
이리저리 끼우뚱 거리며 잘도 내달린다.
무서운 택시 기사 아저씨............
기차출발 시간이 40분이나 남았다.
대합실에서 쭈그려 앉아 무료함을
TV보면서 달랠수 밖에 없었다.
요쯤뜬다는 최양락과 강호동이
진행하는 오락 프로그램인데 제목은
모르겠고 안문숙이 게스트로
나오는내용이었었는데 참으로 흥미로왔다.
대합실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웃음뛴 얼굴들 이었고 나도 덩달아
잠시나마 웃어볼수 있었다.
최양락 강호동,안문숙의 재치와 유머와 위트....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
다들 즐거워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히쭈그리한 노인 한분이 TV 앞으로
뚜벅 뚜벅 걸어가더니 채널을 돌리는 것이 아닌가?
찬물을 끼얻은듯 대합실은 조용해졌다.
순간 참 기분이 묘했다.
그 노인을 보고서 나무라는 사람들이 없었다,
가만히 그 노파를 보자니 꽤제제한 한 표정, 복장 ..
영락없는 노숙자였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그노파가 내 뒷자리에 와 앉는데
역겨운 냄새가 진동을 한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는 몰라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TV앞으로 다가가서 채널을 돌렸다.
그러자 그 노파는 헐레벌떡 뛰어 나오더니
나를 보고 욕을 하기 시작했다
"*쉐끼이~"
짜려 보더니 채널을 다시 돌린다.
그리고는나를 쳐다보며 삿대짓을 하면서
"너 ...죽고 싶냐 .
이런 **쉐키야..."
인상을 흘기며 한참을 욕을 퍼부어 대더니
휭하니 자리에 가서 앉는것이었다.
황당했다.
모욕감이 머리를 방망이질 하며 감정을 절제하기 힘들었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로 쏟아졌고
나는 몸둘바를 모르겠는데 주먹이
불끈 쥐어지면서 얼굴이화끈거리기시작했다,
순간이지만 별이별 생각이 스쳐갔다 .
그런데 예전 성깔데로라면 한바탕 난리를 치며
아수라장이 되었어야 되는데
놀랍게도 그 자리에 물끄러미
아무말없이 서 있는것이 아닌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는 몰라도
그 자리를 떠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의점에 가서 스타벅스 커피 한병을
사서 손에 들고 밖으로 빠져 나왔다.
커피를 벌컥 벌컥 마시며 감정을 추스렸는데
얼마쯤 지나자 눈녹듯이 분이
풀리기 시작했다.
다시 대합실에 들어가보니
그 노파는 어디로 사려져 버렸는지 보이질 않는다.
열차 시간이 다되어서 플랫폼으로 이동을 했다.
자정이 가까운 플랫폼의 밤공기는 제법 싸늘햇다.
이곳저곳에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었다.
차디찬 공기를 호흡하며 긴한숨을 내뱉었다.
"나이가 먹어가나보다...............
이젠 제법 참을 줄도 알고......
".......너 오늘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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