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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고무신 본문

일상/일상에서의 느낌

노란 고무신

눈빛포스 2010. 1. 7. 17:20

 

 

 

 

 

 

 

         이젠 습관처럼 새벽5시가 좀 넘으면 눈이 떠진다.

         내가 왜이러는지 원인 파악이 되질 않지만 가물 가물한 눈을 비비며 일어나는게 일상이 되어져 버렸고

         냉수한잔 들이키고 집밖을 나가 차디찬 공기를 호흡하며 삭막한 암흑속을 응시해보며 이상야릇한 기분을 느껴본다.

 

         차다. 양볼이 시끈거리는 매서운 날씨.....오래 못견디고 집안으로 튀어들어 와야만 했다.

 

        책한권이 놓여져 있길래 떠들어 보기 시작했다.

        대충 읽어 나가다보니 노란 고무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부분이 집중이 되었는데  흰,검정 고무신에 관한 기억은

        있는데 노란 고무신이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 보는 거였다.

 

 

        어릴적 추억이 서려있는 고무신.

        참 반가웠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당연히 가난한 시절 고무신 신고 보냈던 추억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땀이 차서 이리저리 벗겨지고 할수없이 고무신을 벗고 내달리던 추억들 말이다.

        개울가에서 멱을 감고 검정 고무신을 신고 내달리면 고무신안에 물이 차서 처벅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아지랑이 올라오던 봄날 ....잔뜩 물오른 버들나무를 꺽어 피리(호띠기)를 만들어 불며 개울가를 내달렸고

        삘기를 뽑아먹고 새순이 올라온 찔레를 꺽어 먹으며  마냥 즐거워 하던 시절말이다.

 

 

        증조부께서 손재주가 좋으셨던지 짚신을 만들어주었는데 하도 신기해서 신고 다녔던 추억도 아련히 떠오른다.

        어느겨울날 서울에 살던  형들이 놀러왔을때 아버지는 큰 마음을 먹고 털신을 사주었는데 얼마나 흐뭇했던지....

 

        막내 이모가 집에 놀라와 허름해진 고무신을 보고 운동화를 사주었는데 너무나 좋아서 팔딱거리며 즐거워 하던

        모습히 아련히 떠오르는걸 보면 신발에 관한 추억을 많이 담고 있는 듯하다.

 

 

 

        전에 올렸던 사진을 유심히 쳐다보았다.17년전 농사를 짓던 시절 찍은 사진인것 같은데 우아~ 고무신을 신고

       있는것이 아닌가?그 고무신에 대한 사연이 책의 내용에 담겨져 있는데 당연히 눈길이 갔다.

 

 

 

 

 

               

 

 

 

 

 

           

 

 

노란 고무신

 

1950년 초반 강원도 어느 깊은 산골에 상수라는 아이가 살았습니다.

어느 날 상수는 큰아버지로부터 노란 고무신 한 켤레를 선물 받았습니다.

난생 처음 받아본 새 고무신이 너무 아까웠던

상수는 그 신발을 신지 않고 손에 들고 다녔습니다.

 

어느 날 상수는 개울에서 노란 고무신을 씻다가 그만 한 짝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고무신은 물살을 타고 떠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상수는 고무신을 건지려고 무작정 개울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고무신은 계속해서 떠내려갔고 큰 강에 이르렀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고무신을 따라갔는지

상수는 결국 길을 일고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 수가 없었습니다.

 

어처구니없이 졸지에 고아 아닌 고아가 된 상수는 온갖 고생을 하며 한 많은 세월을 살았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초로의 노인이 된 상수는TV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에

나와 굵은 눈물을 흐리며 그때의 상황을 이야기했습니다

 

마침 그 시간에 그의 형님이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동생을 알아보고 방송국에 연락했고

그렇게 해서 다시 가족과 만나게 되었지만, 엄니는 이미 자기를 잃어버리고 난 뒤 얼마 안 되어 돌아가셨고,

늙은 아버지는 오래 전부터 치매를 앓아 50여 년 만에 다시 만난 자식을 알아보지도 못했습니다.

할아버지가 된 상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우리 인생도 저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란 고무신처럼 별 것 아닌 것을 붙잡으려고 내달리다가 정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들은 삶이 끝날 때,

죽음 앞에 섰을 때에야 비로소 여태까지 좇은 노란 고무신 한 짝 때문에

더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으로 돈, 명예, 권력, 건강, 일 등을 꼽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일 뿐 절대적인 것이 되지 못합니다.

우리가 정말 소중하고 절대적인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은 언제나 죽음 앞에서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에 떠오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그 동안 마땅히 소망해왔던 것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