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이었다. 교무실에 앉아 있는데,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니 어떤 아이가 커피를 들고 서 있었다.
- 어떤 아이가요. 이거 선생님께 갖다 드리래요. -누가? -저도 몰라요. 아이는 따뜻한 종이잔을 건네주고 무심히 교무실을 빠져 나갔다.
누굴까. 고개를 갸웃거렸다 커피잔 뒤편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쓴, 다음과 같은 쪽지가 붙어 있었다.
어리버리하게 고3이 된 지 2개월쯤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생활이 너무 팍팍하거나 메마르지 않도록 늘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선생님의 수업은 이런 저에게 큰 기쁨 입니다. 좀 더 여유로워지고, 가치있는 이야기를 듣고, 여러 정신적인 것들을 보충받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수업을 기대합니다. {수능 끝나고 하고 싶은 list}에는 선운사의 동백꽃을 보러 가는 일이 추가되기도 했답니다.
선생님. 역시 저는, 고3 이기 전에 평범한 19살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19살 여자애에게 소소하지만 큰 기쁨을 주십니다. ---3-5반의 19살짜리 ♥~
봄날 오후, 따뜻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에 기대어 나는 오래오래 커피를 홀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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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블로그를 방문했더니 위의글이 눈에 들어오더라.
현직교사의 수필이던데....
이글을 읽으면서 갑자기 네생각이 나는거 있지...
잘사니...
연락한번 못해보네.
사는게 그렇치 뭐../
그래도 내가 괜찮은 사람아니냐?
니 생각이 나더라는거.....
그곳 생활은 이제 뭐 적응이 다 됐겠네.
바쁜가 보더구나...
항상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
직장의 생활도...
또한 부지런히 신앙생활을 하는 모습도.....
주께서 복많이 주실꺼야....
이젠 자야되겠네.
뭐하다 이렇게 늦게까지....
조만간 한번 보자.
얼굴 잊어 먹겠다.
굳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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