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live one life

그녀의 귀걸이는 참으로 예뻣다 본문

일상/일상에서의 느낌

그녀의 귀걸이는 참으로 예뻣다

눈빛포스 2009. 5. 7. 16:23

 오월의 훈풍이 부는 상큼한 오후

 그녀의 귀걸이는 참으로 예뻣다.

 

업무차 어느 사무실을 들렸을때

긴머리가 잘어울리는 앙큼스런

미소를 지은 그녀의 귓가에 대롱

대롱 매달려 있는 귀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심장이 고동을 치기 시작했다.

 

 

         이게 왠일인가?

         그 순간 머리털이 쭈뻣 쭈뻣 솟아 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버릇처럼 핸폰이 그녀의 귀를 향하고 있었고 놀란 나머지 그녀는 화들짝거리며 무안해 했다.

자초지경을 이야기하고 농담을 던졌더니 ..."어머 그러세요. 감사합니다.이쁘게 봐주셔서,,"

웃는 모습이 너무나 순박해 보였다.

 

차를 타고 오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다 보니 예전 그녀가 머리에서 떠오른다.

첫사랑이었던가?

벚꽃과 개나리가 지고 수양버들이 넘실거리는 오월이 오면 불연듯 그녀가 떠오른다.

오늘 문득 그 여직원의 귀걸이를 바라보는 순간  예전에 동그랗고 커다란 귀걸이를

즐겨했으며 빠알간 립스틱에 마치 수양버들 나부끼듯이 긴머리가 넘실거렸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라 머리를 어지럽게 했다.

 

그녀를 만난건 우연이었다.

어느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내가 그만 볼펜을 떨어트렸는데 옆에서 그것을 줏어 주던

여인이 있었다. 처음 그렇게 가까이서 그녀를 본순간 "아찔한 황홀경'을 느꼈다.

어드렇게  용기가 났는지도 몰라도 그녀의 주소를 알아냈고 수많은 편지를 보냈고

결국에는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때 당시는  전형적인 시골 촌놈이었다.

얼굴은 농사일로 시커먹게 탓고, 꽤제제함 그 자체였다.

옹색한 성격에 유머도 없지.. 단지 누가봐도 매력없는 시골뜨기  촌놈이었지만 그래도

몇번의 만남은 나날의 활력소요, 삶의 행복감을 느낄수  있었다.

 

덜덜거리는 화물차를 끌고 다녔고 옷 또한 전형적인 촌스러움의 극치를 달리는 모양

이었는데 그녀가 나한테 호감을 가질리는 만무했다.

 

어느날 그 녀가 더이상 못만나겠다고 일방적인 통보를 해왔다.

이유는 결혼할 남자가 있다는거였다. 나는 치밀어 오르는 울화를 꾹꾹참으며 선처를

호소하고 수많은 편지를 날려 보았건만 끝내 묵묵 무답이었다.어느새 닭똥같은 눈물을

흘려가며 애원도 해보았지만 그녀의 마음을 되돌릴수는 없었다.

  

 

나와는 인연이 아니구나하는 결론에 이르렀고 세월이 지나면 잊을수 있을거라는

마지막 편지를 보낼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내인생의 커다란 상처를 남기고 첫사랑은

막을 내렸다.

 

초딩시절 기억에 남는 친구가 머리에 떠올라 그녀를 서울에서 만나봤다.

중년의 여인으로 변해 있었는데 그것은 단순한 세월의 흔적이었다.

젊은시절 수많은 여자들이 주변을 스쳐 지나갔지만 그녀만큼 내심장을 흔들어 놓은

여자는 없었다,정말 첫사랑이라면 전기가 찌리리 흐르고 뒤통수를 한대 엊어 맞은것

처럼 느끼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느낌을 받은 여자였다. 손목한번 잡아보지 못했다.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그 느낌이

좋았던 여자였다.

 

나는 오매불망이었는데 그녀는 나를 심심풀이 땅콩이요 느그적 거리며 씹어대는 오징어

쯤으로 생각했을까?....

그녀는 어드렇게 변해 있을까....아마도 중년 여인의 허세를 부리며 느그적 거리며 있을것 같다.

나의 순정을 짓밟아 버린 그녀가 얄밉게 느껴진다.

 

그러나 하얀 백목련이 뽐을내며 멋을 내는 오월의 훈풍이 이마를 스치울때면 문득 

 왜 그녀가 생각날까?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그녀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잘살아라....어떤놈인가 그놈하고...나는 너보다 잘난 여인하고 새끼낳고 잘살고 있다.

젠장............."

 

 

 

 

 "사람때문에 눈물을 흘려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사람 하나 벗어나는 일이
  얼마나 힘겹고도 숨막히는 일인지.

 벗어나려 할수룩 더욱 옭아 매려 한다는 것을.
 집착해 봤자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사랑은 아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