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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할리데이( Billie Holiday) 본문
Billie Holiday (1915 ~ 1959)
젊었을 때는 꽤나 빌리 홀리데이를 들었다.
그 나름으로 감동도 하였다.
하지만 빌리 홀리데이가 얼마나 멋진 가수인가를
정.말.로. 알게 된 것은 휠씬 훗날의 일이다.
그러니 나이를 먹는다는 것도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옛날에는 1930년대에서 40년대에 걸쳐 녹음한 그녀의 음반을 즐겨 들었다.
그녀가 아직 젊고 싱그러운 목소리로 열심히 노래한 시대의 노래들이다.
나중에 미국의 콜럼비아 레코드 사는 그 대부분을 재녹음하여 음반을 내놓았다.
그 음반들은 믿기지 않을 만큼 충만한 상상력으로 넘실거리고,
눈이 번쩍 뜨일 만큼 높이 비상한다. 그녀의 스윙에 맞추어 세계가 스윙하였다.
지구 그 자체가 흔들흔들 흔들렸다. 과장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예술이 아니라 마법이었다.
그런 마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할수 있는 사람은, 내가 아는 한 그녀를 제외하면 찰리 파커 한 사람뿐이다.
그러나 마약에 절어 목소리가 망가진 이후, 버브 시대의 그녀의 녹음은 그다지 열심히 듣지 않았다.
의식적으로 멀리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1950년대 들어서부터는 너무 애처롭고 무겁고 감상적으로 들렸다.
그런데 점점 나이를 먹어 30대가 되고 40대가 되자 오히려
그 시대의 레코드를 즐겨 턴테이블 위에 올려놓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몸과 마음이 그 음악들을 바라게 된 모양이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퇴.락.했다고도 할 수 있는 빌리 홀리데이의 만년의 노래에서 내가 들을 수 있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나?
그에 관해서 여러 가지 생각해 보았다. 그 안에 있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왜 나를 그렇게 강하게 흡인하는 것인지?
어쩌면 그것은 '용서'같은 것이 아닐까--- 최근 들어 그런 느낌이 든다. 빌리 홀리데이의 만년의 노래를 듣다보면, 내가 삶을 통하여 또는 쓰는 일을 통하여 지금까지 저질러온 많은 실수와 상처를 입힌 사람들의 마음을, 그녀가 두말없이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그것을 전부 한꺼번에 용서해주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제. 그.만. 됐.으.니까. 잊.어.버.려.요. 라고 그것은 '치유'가 아니다. 나는 절대로 치유되지 않는다. 그것은 무엇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용서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너무도 개인적이다. 나는 이 느낌을 일반적으로 부연하고 싶지는 않다. 따라서 내가 꼽고 싶은 빌리 홀리데이의 가장 멋진 음반은 역시 콜롬비아 판이다. 굳이 그 안에서 한 곡을 들라면 주저없이 '그대가 미소지으면'을 고를 것이다. 곡 중에 들어 있는 레스터 영의 솔로도 숨이 막힐 만큼 천재적이다. 그녀는 노래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재즈 에세이에서
비운의 아티스트 빌리 할리데이!
슬럼가 매춘여성에서 최고의 보컬리스트가 되어도 변하지 않았던 그녀의 가난과 고난.
말 그대로 전설적인 재즈 보컬리스트였던 빌리 할리데이(Billie Holiday)는
선천적인 작은 목소리를 특유의 감성적인 집중력을 사용하여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켜 나갔다.
그녀는 정규 교육을 받지는 못했지만 독특한 발성,드라마틱한 창법, 날카로운 집중력으로 인해
그 시대의 보컬리스트 중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언제나 머리에 즐겨 꽂았던 흰 치자 꽃은 빌리 할리데이의 상징이 되었다.
레이디 데이 (lady day-할리데이의 또 다른 별명)를 말할 때면
누구나 그녀의 기구한 삶을 먼저 이야기 한다.
13살 엄마와 16살의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것과 10살에 겁탈을 당하고
이 일을 신고했다가 오히려 소년원에 잡혀들어가 2년을 살았으며
(왜냐하면 상대가 백인이었으므로)창녀의 식모가 되었다가,
그녀 스스로 창녀가 된 비참한 그녀의 biography를 이야기 한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베시 스미스와 루이 암스트롱에 열광했다. 12살 때 뉴욕 할렘가로 이주해온 후 그녀가 사창가에서 창녀의 식모가 된 것도
베시 스미스와 루이 암스트롱을 듣기 위해서였다. 왜냐하면 창녀만이 귀한 전축을 소유하고 있었으므로.
그녀는 재즈 가수로서 최고의 성공을 이루지만,스타로서 대접을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죽기까지 그녀는 사람과 짐승의 중간에 있었다.
3~40년대에 미국에서 흑인의 위치가 그랬던 것이다.더구나 세번의 결혼 생활마저 그녀에게는 잔인한 것이었다.
그런 그녀가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도피처는 마약이었다.영혼의 깊은 곳으로 부터 울려 나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내면의 쉼터가 되었으면서도정작 그녀는 죽을 때까지 편안한 쉼을 갖지 못했다.
그녀는 마약에 찌들대로 찌들어서 마흔 네살에 죽었다.
사람들은 빌리 할리데이를 Sarah Vaughan과 Ella Fitzgerald와 함께 재즈 역사상 가장 위대한 3대 여성 보칼리스트라고 부른다.
그러나 나는 오직 빌리 할리데이라는 지존이 있을 뿐이며, 그 밑에 사라와 엘라가 있다고 한 어떤 사람의 주장에 동의한다.
빌리 할리데이 목소리에는 다른 누구에게서도 찾을 수 없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I'm a fool to want you - Billie Hol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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