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live one life
설거지 합시다 본문
나의 스승되시는 이현주님에게 책좀 하나 소개해주세요. 라고 편지를 드렸더니 답장온 내용이다.
"물과 나눈이야기" 사물하나하나를 평범하게 보지않고 그 속에서 진리를 찾는 내용들이었는데 사뭇 새로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왜 갑자기 이야기를 꺼내느냐고 반문할련지 모르지만 머릿속에 갑자기 그책이 떠올랐다.
오늘도 어김없이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했다. 이제 숙달된 조교처럼 속도가 무지 빨라지고 요령도 생긴걸 보아 참으로 아리송한 기분을 느낀다. 전에는 일주일에 한번 설거지를 할까 말까? 했는데 요즘은 이젠 일상이 되어버렸다.
칼바람이 부는 밤이다. 음식물쓰레기통을 들고 분리 수거함으로 걸어가서 아주 역거운 냄새를 맡으며 톡톡 거리며 쏟아 부었다. 수북하게 쌓여 있는 음식물 쓰레기들을 바라보면서 역겹기도 하지만 늘 느끼는것은 음식물 쓰레기 통이었다.
어느날 부터인가 이 음식물 쓰레기통을 보면서 왠지 미안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용기 모양으로 볼때 여러가지 용도로 쓰일수 있을텐데 왜 하필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하는 걸로 임무를 다할까? 불쌍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생각을 할수 있는 존재라면 얼마나 신세 한탄을 할까 하는 생각이 슬며시 들기 시작하는거였다.
몇주전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오면 내부 속까지 닦는 버릇이 생겨났다. 옆에서 보던 아내가 낄낄 거리며 한마디 내던지는데..... "참 깔끔도 하셔....그 더러운 속까지 닦고.....내일 아침이면 또 쳐넣을건데........... 뭐하러~ ㅎㅎㅎㅎ"
근데 난 요즘 이음식물 쓰레기통을 닦으면서 왠지 기분이 흐뭇해진다. 어느때부터인가 이 음식물 통하고 무언의 대화를 나누고 있었나 보다.
역겨운 냄새를 맞으며 퐁퐁으로 닦아 줄때면 왠지 모르게 이 통이 방긋거리며 웃는 착각이 든다. 마치 고맙다는 표현을 반짝거리며 표현 하듯이 느낌과 전율이 솓구쳐 오른다.
내가 뭐 잘못된건지.....
다음 부터는 깨끗이 닦아주고 더불어 향수좀 뿌려 주어야 겠다.ㅎㅎㅎ
"니 팔자 너무탓하지 마라~ 음식물 쓰레기통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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