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live one life
김밥소동 본문
아침 6시도 안되었는데 부시럭거리고 집안이
시끄럽길래 부시시 눈을 떠보았더니 예지하고
예솜이가 가방을 챙기고 소란을 떨고 있었다.
평소에는 7시반이 넘어도 일어나질 않아 깨워야
간신히 꿈지럭 거리며 짜증내던 녀석들이었는데
왠걸......
오늘이 소풍가는 날이란다.
가방에 음료수 과자를 비롯하여 어제 밤에
지엄마가 사다준 간식거리를 아주 흥이나서
챙기며 부지런을 떨고 있었다.
참 부지런도 하다. 그렇게 좋을까?
딸들을 보면서 어릴적 소풍가던날을 떠올려 볼수 있었다.그 설레임.................
6시30분쯤 되자 작은딸 예솜이가 누워 있는 나에게 허겁지겁 달려오더니 일어 나야 된다고
깨운다. 이유는 깁밥사러 지금 나가야 된다는 것이었다. 학교 소풍가는데 늦으면 안되니깐
지금 빨리 가야된다고 성화다. 작년에는 김밥을 아내가 손수 해주었었는데 어제 일이 늦게
끝나고 또한 귀찮았는지 사주기로했다는 것이다.
할수없이 벌떡 일어나 옷을 주섬 주섬 줏어 입고 딸둘을 데리고 깁밥집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차에 오르면서 애들한테 물었다.
-야 ,,,,평소에는 7시반이 되어서 밥먹으라고
깨워도 일어나지 않더니 오늘은 왠일이냐?
-엉~아빠 오늘은 소풍가는 날이잔아...
소풍가는 날은 원래 그런거야...ㅎ
녀석들이 아주 좋아라 하면서 히히덕
거리고 즐거워 한다
시내 골목길에 차는 당도 했고 길 양쪽으로 김밥집이 눈에 띄엿다.
-예지야....저기 참스민이 있고. 오렌지 김밥이 있는데 어디로 갈래....
-아빠~ 저기 오렌지 김밥 맛없고 참스민으로 가!!!
예지 얘기를 듣고 참스민 으로 들어 갔다.
단체 주문이 있었는지 가게는 김밥으로 온통 가득차있고 부산한 손놀림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그런데..... 딸들은 참치 김밥을 사가야 된단다. 가게 주인은 지금 바빠서 참치 김밥을
못해준단다. 앞집으로 가보라길래 앞집으로 갔더니 전쟁터다.....
10여명이 김밥을 사갈라고 대기를 하고 있었다.
다른곳을 찾아야 했다.
김밥 천국으로 가보았더니 거기도 역시 사람들로 만원 이었다.
딸들은 큰걱정을 한다.
할수 없이.....차를 몰고 다른곳으로 향할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김밥집은 보이질 않는다.
-아빠 지금 몇시야......
-엉 ,,,,7시 4분........
잠시후 예솜이가 또 묻는다
-아빠 몇시야.......
-엉 7시 9분......
-아빠 안전 밸트매야지.....저기 카메라 있는데....80키로가 넘었잔아.....
우와 잔소리......
30분을 허둥데다가 김밥집을 발견했다.
다행히 손님들이 없었고 우리 셋은 안전하게 그 참치 김밥을 살수 있었다.
깁밥싸는 아저씨의 손놀림이 정겹게 보이는 아침 이었다.
큰딸이 또 한마디 한다.
"와우~ 참치 참 많이 넣어 주시네요....ㅎㅎㅎ"
허겁지겁 애들을 집으로,, 학교로 데려다 주면서 참 묘한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저렇게 성의 없는 김밥을 사가지고 소풍 보내는 것이 참 잘한 일인것인지......
내 어릴적 부모들은 그래도 쌀밥에 계란 후라이 까지 해서 정성껏 싸서 보낸것 같은디...
아침을 그 맛없는 김밥으로 때울려니 왠지 속이 미어진다.
젠장~ 이놈의 맛없는 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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