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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상에서의 느낌

이런 몰골과 같이 사는 아내가 대단하다..

눈빛포스 2015. 3. 24. 21:31

 

 

 

 

아내가 화장품이 떨어졌다고 사달라고 애걸하는 바람에 맘이 약해졌는지 화장품샵으로 향했다. 둘이 가게로 들어서자 말끔하게 차려입은 점원이 이것 저것 소개를 하며 특유의 입담으로 아내는 충동 구매를 하기 시작하는데 옆에서 쳐다보는 나로써도 대단한 상술에 혀를 내둘러야 했다.

아내가 충동구매하는 것으로 끝났으면 좋으련만 이 능숙한 점원은 나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내얼굴을 유심히 쳐다보더니 대뜸 한다는 말이 "다크써클이 심하시네요"라며 아이세럼을 권한다.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죠?...이 아이세럼을 써보시죠.다크써클 잡을수 있어요...믿어보세요.

2개만 계속해서 사용해보세요.." 대단한 상술이었다.

 

아이세럼으로 끝나지 않았다. 덧붙여서 각질 제거제까지 첨부해서 내지갑을 열게 만드는데 얼떨결에 충동 구매까지 하게 만드는 그 놀라운 상술 캄탄 하지 않을수 없었다.

아내는 입이 찢어질정도로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그렇게 행복해 하는 모습은 요즘들어 처음 보는것 같다.

 

집에 돌아와 각질제거제를 얼굴에 처바르고 손으로 문지르기 시작해봤다.

아니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국수틀에서 국수가 쏟아져 나오듯이 쭉 죽 밀리는 각질을 바라보고 있자니 신기하기도 하고 ...... 참 가관이다

아내는 넙쭉한 얼굴에 쳐바르며 히히덕 거리는 나를 보고는

" 얼굴 면적이 넓어서 보통사람 두배는 들어가네..ㅋㅋ"

라며 비아냥거린다

대충 세안을 하고 스킨 로션을 바르고 난후에 아이세럼을 눈주변에 발라 봤다.

 

거울앞에서 난생 처음으로 아이 세럼을 발라보는 내 자신을 보고 있자니 한편으론 웃읍기도 하고 또한편으론 개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넙쭉한 얼굴 .....주름진 이마....험악한 인상을 바라보고 있자니 갑자기 묘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흰 머리카락이 더욱더 눈에 띄였다. 왠지 점점더 늙어가는 내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서글퍼진다. 각질제거하고 다크써클에 탁월하다고 아이세럼 쳐발르는 내자신....그래봤자 흰머리가 넘실거리고 더욱더 깊어져 가는 주름살.....무엇보다도 점점 더 험악해져가는 날카로운 인상....내가 봐도 매력없다.

거울 앞에서 얼굴을 유심히 쳐다봤다.오리지날 몽골족의 얼굴이다. 넓쭉한얼굴 ,광대뼈가 튀어 나왔고, 눈은 찢어졌고 머리통은 크고...더군다나 인상이나 부드러우면 좋으련만 내가 봐도 찬바람 휘잉 부는 차디찬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이런 몰골과 같이 사는 아내가 대단하다..

 

 



아주 오래전 껄적거려 놓은것이 눈에 오늘 띄였다.
아주오래전....기록 반가웠다.
그래서 추억은 아름답다고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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