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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대명초등학교 17회

훈태에게

눈빛포스 2010. 6. 29. 16:50

 

 

 

 

 

훈태에게.

 

날두 무척이나 덥구나.

선풍기 바람 쏘이며 나른한 오후인데 졸립기도 하고 하여튼 따분한데

껄적거려 보고픈 충동을 느껴 자판 두들기고 있다.

 

네가 저번에 정기모임을 마치고 한말이 문득 떠올라 빙그레 눈웃음을 지어 봤다.

 

"초등학교 동창회가 이렇게 재미있는줄 몰랐다.

 야~ 가을에 한번 더 모이자 !"

 

난 네말을 듣고 눈웃음을 짓고 말았는데.....

 

초등학교 모임은 다른 모임과는 남다른곳이 있더라고...

6년을 시골에서 같이 한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니 부담들이 없는 친구들이지.

 

타임머신을 타고 30여년전 그 때 그시절로 돌아가보자.

 

쓔웅~

.

.

.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등잔불밑에서 생활하던 그때를 말이다.

자고 일어나면 코밑이 시커먼해서 낄낄거리던 그 시절 말이다.

 

솔방울 따러 산을 내달렸고 ,

상수리 줏으러 뒷산에 올라가 눈을 부라리며 이곳저곳을 흩어 다녔으며

눈오는 겨울날 산토끼몰이를 한다고 푹푹빠지는 눈속을 헤집고 다니던 시절이 그립지 않니.

 

 

덜렁거리는 변또를 메고 열심히 뛰어 다니던 초등학교.

학교 끝나면 집에 뛰어들어가 솥단지 뚜껑을  열어보고 감자가 들어 있으면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허겁지겁 입안에다 꾸겨 넣고 목이 메여 바가지로 한모금 찬물을 들이키면

어찌나 시원 했던지....

 

보리가 무르익어 밭에서 일하시는 엄니께 당원물 타다 드린다고 부억에 들어가 사카린 아니면

동그란 당원을 으깨어 주전자에 찬물을 붙고 수저로 이리저리 휘저어 들고 투덜투덜 거리면서

작렬하는 태양밑을 지나칠때면 주전자 양볼에 뚬벙 뚬벙 생겨나는 물방울이 그리도 신기하게 느껴졌던

아련한 추억들이 살그머니 떠오른다.

 

뽕나무 밭을 이리저리 나돌아 다니며 시커먼 오돌개(오디)를 따먹고 밭뚝을 나돌아 다니면서

산딸기 따먹고 이리저리 온산을 내달리던 그시절말이다.

 

뜨거운 여름날 냇가에 가서 멱감고 물오른 버드나무를 꺽어 호띠기를 만들어 불고 다니고

개구리 잡으러 논에 들어가 툼벙거리며 노닐던 그시절이 그립지 않니....

 

아지랑이 올라오던 봄날 삘기를 뽑아 껌처럼 씹고 다녔고

...에라 모르겠다

.

.

.

.

 

이젠 추억이지....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이지....

그런 시절을 함께 보낸 빨가둥이 친구들 아니냐.

 

그런 친구들이 만나면 언제나 늘 반가운 모습들이지.

오랜 세월이 흘러 만났으니 동질감이 생겨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아련한 추억을 같이한 친구들인데 만나면 언제나 반가운 친구들....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며 만났으면 하는 바램 간절하다.

 

 

아이구 졸려서 더이상 못쓰겄다.

잘살아라. 화이링....

 

코스모스 흐느적 거리고 ...잠자리 날으는

가을에 또 모이자구...난 못해..

 

 

 

 

 

 

 

 

 

 

Isa Lei (피지섬 원주민의 이별가) / Seekers

 

 

웃음짓는 커다란 두 눈동자 긴 머리에 말없는 웃음이

라일락꽃 향기 흩날리던 날 교정에서 우리는 만났오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수많았던 우리의 이야기들

바람같이 간다고 해도 언제라도 난 안잊을테요

 

비가좋아 빗속을 거닐었고 눈이좋아 눈길을 걸었오

사람없는 찻집에 마주앉아 밤늦도록 낙서도 했었오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수많았던 우리의 이야기들

바람같이 간다고 해도 언제라도 난 안잊을테요

언제라도 난 안잊을테요 언제라도 난 안잊을테요...

 

번안곡-윤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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