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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엔 예수상·불상 이번엔 이슬람잠언
방엔 예수상·불상 이번엔 이슬람잠언 <조선일보 2005/2/25/금/종교A25면> 儒佛仙 넘나들며 저작·강연 이현주 목사
충북 충주시 엄정면 야트막한 야산 끝자락 이현주(61) 목사의 단층주택 뒷방. 2평이 채 안 될 이 좁은 집필실 창가에는 작은 예수상(像)과 불상(佛像)이 사이 좋게 놓여 있다.
교회 담임목사를 맡지 않고, 유불선(儒佛仙)을 넘나들며 활발한 저작과 번역, 강연활동을 하는 이 목사의 종교에 대한 태도를 잘 보여주는 풍경이다.
‘이아무개 목사의 로마서 읽기’ ‘예수의 죽음’ 등 기독교 관련서는 물론, ‘장자산책’ 등 노장사상, ‘이아무개 목사의 금강경 읽기’ 등 불교 관련서, 틱낫한 스님의 시집 ‘부디 나를 참이름으로 불러다오’, ‘초? 트룽파의 마음공부’ 같은 티베트 불교서적까지….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저자(번역자) 이름에 ‘이현주’를 입력하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떠오르는 수십 권의 도서목록이다. 이 목록은, 감리교신학대 재학 시절 유동식·변선환 교수의 영향으로 동양고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래 이 목사의 끝간 곳 없는 지적·사상적 탐구와 편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목사는 최근 13세기 이슬람 시인이자 사상가였던 루미(Rumi)의 잠언집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샨티)를 번역, 출간했다. 지난해 1년간 집에서도 묵언(默言)하며 집필실에만 틀어박혀 지낸 결과다. “그동안 너무 많이 떠들었기 때문에 스스로 근신(謹愼)한 것”이라는 묵언 기간 동안엔 부인, 출판사 관계자와도 꼭 필요한 대화만 필담(筆談)으로 나누었다고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소란스러웠던 1년을 침묵 속에서 읽고, 고르고, 번역한 때문일까, ‘사랑…’에는 종교의 벽을 느낄 수 없는 삶의 지혜가 그득하다.
“네 생각은 낙타를 모는 자와 같고 너는 낙타다. 그것이 너를 가혹하게 다스려 모든 곳으로 몰아가는구나”라는 잠언에 이 목사는 “제 머리로 만들어낸 생각에 코가 꿰여 그것이 끄는 대로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가 저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다니! 그게 사람의 할 짓이더냐?”는 촌평을 붙였다. 또 “생각을 굶어라. 생각들이란 사자와 들나귀 같고 사람 가슴은 그것들이 출몰하는 덤불 숲이다”란 구절엔 “출몰하는 생각들을 겁내거나 꺼려할 것 없다. 그것들에 마음을 쓰면 그만큼 먹이를 주어 기르는 셈이다”고 해설했다. “오, 혓바닥이여. 너는 끝없는 보물이구나. 오, 혓바닥이여, 너는 끝없는 질병이구나” 같은 구절은 또 어떤가.
이 목사는 이슬람 잠언에까지 이른 자신의 사상편력에 대해 “저를 보고 ‘종교 간 장벽을 허문다’고 하는데, 저로서는 다양한 동·서양 사상이 예수님과 저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해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거의 모든 종교의 가르침은 ‘남을 위해 살아라’가 아니라 ‘제대로 너를 위하라’라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실천이 얼마나 어려운 말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바탕에서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이 나온 것입니다. 제대로 자기를 위하려면 남을 사랑해야 하는 것이지요.”
글을 쓰고 책을 낸 지 30여년이 됐지만 그는 아직 집 한 칸 없다. 지금 거처도 자신의 소유가 아니다. 그는 “그래도 하나님은 ‘계산하지 말라’고 가르치신다”며 “거래(去來)라는 단어도 가는 것(去)이 먼저듯 세상에 서비스하는 것이 먼저이고, 나머지 뒷일은 하나님께 맡긴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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