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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광의 교훈,,,,ㅋㅋㅋ

눈빛포스 2009. 6. 19. 20:44

 

                

 

      일본 명필(名筆) 오노 도후의 <비오는 날 개구리 일화>

 

 

     화려한 그림 패로 두뇌싸움을 펼치는 심리게임, 화투(花鬪)에는 ‘노름’ 도구라는 불명예와는

     사뭇 다른 훌륭한 교훈을 담고 있는 녀석도 있다.

     우리가 흔히 ‘비광’이라 칭하는 패가 그것이다.

     꽃, 화초, 동물, 그리고 풍경이 주요 소재를 이루고 있는 다른 그림 패와는

   달리 ‘비광’은 48장중 유일하게 사람이 등장한다.

   관찰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그 사실만으로 충분히 의문을 가질만하다.

 

   비오는 날 우산을 쓰고 길을 걷고 있는 그는 누구일까?

   또 그의 앞에 길을 막고 있는 개구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화투 한장에 日本史 한토막이 심오한 철학으로 숨어 있을 줄 누군들 짐작했을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 보자.

    때는 일본 헤이안시대.

    한 남자는 더 이상 글공부에 의욕이 나지 않았습니다.

   스승 밑에 들어온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느는 건

   실력이 아닌 나태와 지지부진한 글공부에 대한 실망뿐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얼마나 연습을 해야 자신이 만족할만한 경지에 이르게 될지 막연하기만 했습니다.

   “에잇, 더 이상은 못하겠어. 끝도 없는 글공부 이젠 끝이야 끝”

   남자는 책상머리에 놓인 붓을 전부 꺾어 버리고는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섰습니다.

   그리고는 그길로 스승님께 하직 인사를 올리려 길을 나섰습니다.

 

    그동안 덧없는 꿈을 쫒아 온 힘을 쏟아 부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금의환향을 꿈꾸며 고향을 떠날때와는 달리 그는 의기소침해 있었고 지칠대로 지쳐있었습니다.

    그런 그의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그날은 장마 비가 하염없이 내렸습니다.

 

    한참을 걷다 문득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습니다.

    죽기 살기로 버들잎에 오르려 애쓰는 개구리 한 마리의 필사적인 도약이 그의 눈을 사로잡은 것입니다.

    흡사 그 장면은 명필로 세상에 이름을 떨치려 ‘이루지 못할 꿈’을 꾸었던 자신과 그렇게 닮아 보였습니다.

    개구리는 그가 지켜보는 줄도 모르고 제 키보다 훨씬 높은 버들 잎을 향해 끊임없이 뛰어올랐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실패가 불 보듯 뻔했기에 자신처럼 포기하고 다른 길을 택할 것이라고 남자는 생각했습니다.

    “녀석, 아무리 발돋움해봐야 소용없을 걸. 저 높은 버들잎까지 무슨 수로 오른단 말이냐?”

     남자는 가던 걸음을 아예 멈추고 개구리의 지칠 줄 모르는 도약을 속으로 나무랐습니다.

     그후로 몇 번째인지도 모를 만큼 개구리는 버들잎을 향해 뛰었습니다. 그는 슬슬 오기가 생겼습니다.

     자신이 도착하기 오래전부터 그리하고 있었을 것을 짐작하니 하찮은

     개구리일 망정 뭔가 현실을 깨닫게 되길 원했습니다.

 

     “오냐, 너의 고집이 어느 정도인지 보자.

     저리 미련하게 뜀뛰기만 한다고 안될 일이 될줄 아느냐?”

     그는 하염없이 버들잎에 오르려는 개구리만 살폈습니다.

     오르고 또 오르고 힘이 빠질만한데도 개구리는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개구리는 여느때처럼 힘껏 도약을 했고, 버들잎을 간신히 붙잡고 올라섰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제 갈 곳을 찾아 의연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남자는 뭔가에 얻어맞은 사람처럼 커다란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거지? 이건 말도 안돼...”

     하지만 그는 이내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이루지 못할 꿈이란 없다는 것을....

     하찮은 개구리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저렇게 혼신을 다해 사는데 내가 어찌 붓을 꺾는단 말인가.

     남자는 곧바로 발걸음을 되돌렸고 혼신의 힘을 다해 글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그리하여 훗날 그는 일본의 3대 명필중 한명이었던 ‘오노 도후’로 세상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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