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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대명초등학교 17회

동창회 추억

눈빛포스 2013. 4. 16. 18:07

 

 

 

 

 

 

 

 

 

 

 

한해가 훌쩍 소리도없이 지나가더니 동창회도 훌쩍 넘어갔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했던가?

봄은 왔어도 봄답지 않다고 예로부터 일러오던 말이있듯이 꽃피는 봄에 동창회를 하자고 시간을 정했지만

이른 아침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하소연을 하면서 시작된 동창회 정모였는데 여하튼 잘 마무리 되어서 다행이다.

날씨는 음산하고 찬바람결은 바늘끝같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후유~

 

이번 정모의 일등 공신은 바로 너야...

고마웠다...

 

티셔츠 고르랴.

경품준비하랴.

음식준비하랴.

전화하면서 독려하랴.

동분서주 한 친구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친구같은 여친들 몇만 있으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푸지게 해보았다.

 

늘 동창회를 하고 나면 아쉬움뿐이지만 어떡하냐.

중간에 왔다가 간 친구들을 잘 챙겨주지 못한것이 안쓰럽지만 다음에 잘하면 되지뭐~

고등학교 동창회에 나오라고 아우성치지만 푸근함이 없어 가지지를 않는데

고향에서 흙냄새를 맡으며 자란 친구들의 얼굴을 보면 정겨움이 솟아 오르고

어린시절이 아스름히 떠오른다.

 

학교수업 끝나면 흰 보자기에 책을 뚜르르 말아 옷핀으로 꼭채우고 어깨에다 책보를 두르고

열심히 뛰면 변또속 젓가락인지 필통 속 연필인지 쩔렁거리는 소리를 내던 명규 녀석이 눈에 들어오고..

필통 속에서 골병이 들어 자꾸만 심이 부러지는 연필을 겨우 깎아 가지고

볼펜대에다 꽂아서 끝까지 써먹었던 아까운 몽당연필도 명료하게 눈에 떠오르고.

연필심이 흐려 침발라 쓰면 그래도 거무칙칙해  혓바닥에 연필심을 칙칙묻히면 얼마나 아렸니...

눈 내린 추운 겨울날이면 발이 시려워  검정 고무신 안에 지푸라기를 넣고

다니던 시절이  그리움으로 떠오르고…

토끼몰이 한다고 뒷산에 올라 소리를 꽥꽥거리며 지르던 아련한 기억들.
아지랭이 올라오는 봄날이면 개울가의 버드나무를 가지를 뚝딱 꺽어

피리를 만들어  불던 모습도 아련히 떠오르고…

때 검사한다면 연중행사로 솥단지에 팔팔끓인 물로 몸딩이를 밀면 가락국수 나오듯이 박박거리며  

힘겹게 씻었지만 늘 선생님한테 꾸지람을 받던 기억들...

생각하면 동화 속 풍경 같다.

요즘의 초등학교 아이들이 먼 훗날 오늘을 돌이켜보면 동화 속 풍경

같은 느낌이 들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점점 멀어지는 시간의 길이 만큼 초등학생 시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의 부피도 점점 커지는 듯싶다.

 

머리는 희끗해져 가고 가슴과 허리선이 구분이 안되는 나이,

해놓은 것은 없는데 할 일은 태산 같은 나이,

거울을 보면서 아버지나 어머니의 얼굴을 발견하는 시기,

정신없이 달려왔지만 아직도 갈 길이 아득한 나이.

지치고 외로워서 쉬고 싶어도 다시 일어나기 힘들 것 같아 제대로 쉴 여유도 없는

우리들에게 초등학교 동창회는 고향의 약수터 역할을 한다.

 

 

 

 

환하게 웃는 초딩동기들의 모습속에서 또 한번의 희락을 느껴본다.

 

나는 수십 년 인연지기들과 다시 한번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많이 웃을수 있는 시간이었고 다시 한번 삶의 원동력을 얻은것 같다.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Missing You Missing Me /Don Willi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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