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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cm 차이의 승리 본문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전.....기보배는 0.5cm라는 간발의 차이로 웃었다.
세트스코어 5-5로 우열을 가리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제 승부는 슛오프로 넘어갔다. 금메달의 향방은 마지막 화살 한 발에 달려 있었다.
슛오프는 단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제도다.
과녁 중앙에 더 가까이 쏘는 이가 승리하는 것이다.
마지막 한 발로 운명이 결정나는 순간에 기보배는 8점을 쐈다.
9점도 아니고 10점도 아닌 8점이다. 양궁에서 8점은 낮은 점수다.
그것도 결승전에서 8점으로 승리할 확률은 지극히 낮다.
백웅기 양궁 대표팀 감독은 이렇게 회상했다.
백 감독은 "(기)보배가 슛오프에서 8점을 쐈다.
희망을 잃지는 않았지만 조마조마했다.
8점을 쏘고 패배할 확률은 80~90%다"며 당시의 절망적인 상황을 전했다.
10%의 확률이었다. 기보배가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은 고작 10%였다.
기보배의 기회는 이미 물건너 갔고 이제 멕시코 로만의 손에 모든 것이 달렸다.
90프로의 확률을 로만이 쥐고 있었다.
기보배 입장에서는 로만이 실수하기를 바라야만 했다.
화살은 로만의 손에서 떠났고, 과녁에 꽂혔다.
역시 8점이었다. 그것도 기보배의 화살보다 중심에서 0.5cm 더 떨어진 8점이었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0.5cm 차이로 울고 웃는게 세상사다.
그게 인생이고 현실이다.
지금도 경쟁하며 살고 있다.
오늘도 난 냉혹한 현실을 씁쓰레한 표정을 지으며 응시해야만 했다.
나를 잘아는 지인이 나를 경쟁상대로 생각하며 싸움을 걸어왔다.
결국 난 그 싸움에서 졌다.
약간의 틈새를 비집고 내 밥그릇을 결국 빼앗아 갔다.
이게 현실이다.
난 그 선배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그 승부의 세계에서 실력의 부족을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탄탄한 실력으로 무장했더라면 분명 그 승부에서 이겼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지만
지금 후회해서 무엇하리오.
그러니 실력을 키우는 수밖에....
운을 기대하는 것은 바보요..멍충이다.
기보배라는 양궁선수가 위대하게 보이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