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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본문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 한 분은, 내게 인상적인 말을 많이 해주셨다. 1, 2, 3위를 꼽아 보자면,
1. 너는 머리는 큰데 왜 이렇게 멍청하니.
2. (나를 가르키며 다른 선생에게) 난 얘가 참 밉다.
신창원은 초등학교 때 선생에게 모멸적인 언사를 듣고, '그 때부터 마음속에 악마가 생겼다'라더란다. 한데 나는 그런 말을 들었어도, 시나 읇으며 잘만 지냈던 것 같다. 물론 마음 속에 천사가 생기지도 않았지만.
그분의 말씀 중 대망의 3위다. 곧
가 되겠다. 우리나라는 민주국가에염, 뿌우! 하지만 나는 바로 그해, '욕'과 관련해 더없이 인상적인 사건을 목격했다.
어디 굴러다니는 잡지 하나가 있었다.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박노해가 당시 대통령이던 노태우를 심하게 들이 깐 내용이 실려 있었다. 문제는 이게 노태우의 오점을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비판한 게 아니라,
라는 식의, 인물비평이라기보단 인신공격이었다. 인신공격도 내용이 참 치졸하다고 해야 하나 야비하다고 해야 하나, 외모 갖고 트집잡고 말씨 갖고 트집잡고, 취향이며 행실, 전력이며 할 것 없이 다 꼬투리를 잡아가며 지랄지랄하는 내용이었다고 기억한다. 딱히 노태우 본인만 욕한 것도 아니어서, 가족이고 처남이고 가리지 않고 사정없이 욕을 퍼부었다(워낙 오래 전 일이라 착오가 있을 수 있음을 유념하시라). 어렸던 나는 생각했다.
결국 그 잡지는 폐간이었나 정간이었나, 잡지 해당 호는 모두 몰수됐다는 훈훈한 소식이 떠돌았다(굴러다니던 잡지도 나중에 보니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해 겨울, TV에서 나는
이라는 뉴스를 보았다. 아, 깝치지 말자.
박노해가 형장에서 '자유민주주의 만세!' 라고 외치며 장렬히 산화했다면 어땠을까. 나도 그를 본받아 좀 담대한 인생을 살았을까? 아니 뭐, '아, 집에 가서 열심히 영어공부해야지' 이러고 저녁 먹자마자 퍼 자는 내 행태를 감안하면, 설령 마음을 먹는대도 그대로 행동하지 않을 게 뻔하다. 어쨌든 박노해는 어떻게 보면 구질구질하게 살아남았다.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그냥 구질구질하게 산다.
미네르바의 글을 보며 나는 우려했다. 그의 글이 정부 당국자들을 무능하다고 비판하는 걸 넘어, 아픈 곳을 너무 찔러댔기에. 정말 그의 이론을 경청하면 영락없이 정부 관계자들이 백치로만 느껴졌으니까. 당사자들이 그 글을 보면 알량한 자존심이 여지없이 긁힐 것이었고, 열불이 뻗칠 만도 했다. 인간은 자존심으로 살잖는가. 사실 나는 '미네르바'가 정말 그 미네르바인지 상당히 의심했었다. 하지만 정부관계자의 몇몇 발언에서 나타난 '넘치는 증오심'을 보면, 영락없이 구속된 그가 본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사람은 딱히 기분 내키는 대로만 사는 동물은 아니다. 노무현은 뭐 성격이 좋아서 노개굴 노개굴 이러는데도 개들 풀어 잡들이를 안 했겠는가. 경우에 따라 욕하면 아 욕하나보다, 속으로는 이 죽일 새끼 살릴 새끼 해도 그냥 내버려두는 게 때로는 더 민주적이고, 대개는 더 실용적일 수 있다. 어쩌면 욕설은 한민족 특유의 의사소통방법일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유감스럽게도 오늘의 각하는 '미네르바'사건에서 보듯, 욕먹는 걸 매우 싫어하신다. 내가 볼 때 거의 병적인 수준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에 비해 상당히 예민하시다. 내가 추측하기로, 각하는 의외로 성격이 소심하셔서, 한 번 마음에 상처를 입으면 쉽게 회복하실 양반이 아니다. 사람을 겉보기로만 판단해선 안된다.
이런 각하의 성격이 어쩌면 잘 드러난 사건이 - 곧 내 추측의 증거가 삼을 만하다 할 사건이 - 이하의 사건이다. 아래의 링크 기사를 참고하라.
1번.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319565.html
2번.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322741.html
2번 링크와 기타 정황으로, 1번 링크 기사 내용의 진실성이 거의 증명된다고 본다. 따라서 이 '성격에 대한' 문제는 국가의 중대사를 거의 '결과적으로' 결정한 셈이라고 볼 여지가 깊다. 나는 이 기사들을 보며 생각했다.
1. 너는 머리는 큰데 왜 이렇게 멍청하니.
2. (나를 가르키며 다른 선생에게) 난 얘가 참 밉다.
신창원은 초등학교 때 선생에게 모멸적인 언사를 듣고, '그 때부터 마음속에 악마가 생겼다'라더란다. 한데 나는 그런 말을 들었어도, 시나 읇으며 잘만 지냈던 것 같다. 물론 마음 속에 천사가 생기지도 않았지만.
그분의 말씀 중 대망의 3위다. 곧
"북한에서 김일성 욕을 하면 잡혀가지만, 우리나라에선 노태우 욕을 해도 안 잡혀간다"
가 되겠다. 우리나라는 민주국가에염, 뿌우! 하지만 나는 바로 그해, '욕'과 관련해 더없이 인상적인 사건을 목격했다.
어디 굴러다니는 잡지 하나가 있었다.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박노해가 당시 대통령이던 노태우를 심하게 들이 깐 내용이 실려 있었다. 문제는 이게 노태우의 오점을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비판한 게 아니라,
'야 노태우! 노태우 이 개새♡야 야 노태우!'
라는 식의, 인물비평이라기보단 인신공격이었다. 인신공격도 내용이 참 치졸하다고 해야 하나 야비하다고 해야 하나, 외모 갖고 트집잡고 말씨 갖고 트집잡고, 취향이며 행실, 전력이며 할 것 없이 다 꼬투리를 잡아가며 지랄지랄하는 내용이었다고 기억한다. 딱히 노태우 본인만 욕한 것도 아니어서, 가족이고 처남이고 가리지 않고 사정없이 욕을 퍼부었다(워낙 오래 전 일이라 착오가 있을 수 있음을 유념하시라). 어렸던 나는 생각했다.
'아, 쩐다...'
결국 그 잡지는 폐간이었나 정간이었나, 잡지 해당 호는 모두 몰수됐다는 훈훈한 소식이 떠돌았다(굴러다니던 잡지도 나중에 보니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해 겨울, TV에서 나는
'박노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사형판결'
이라는 뉴스를 보았다. 아, 깝치지 말자.
박노해가 형장에서 '자유민주주의 만세!' 라고 외치며 장렬히 산화했다면 어땠을까. 나도 그를 본받아 좀 담대한 인생을 살았을까? 아니 뭐, '아, 집에 가서 열심히 영어공부해야지' 이러고 저녁 먹자마자 퍼 자는 내 행태를 감안하면, 설령 마음을 먹는대도 그대로 행동하지 않을 게 뻔하다. 어쨌든 박노해는 어떻게 보면 구질구질하게 살아남았다.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그냥 구질구질하게 산다.
미네르바의 글을 보며 나는 우려했다. 그의 글이 정부 당국자들을 무능하다고 비판하는 걸 넘어, 아픈 곳을 너무 찔러댔기에. 정말 그의 이론을 경청하면 영락없이 정부 관계자들이 백치로만 느껴졌으니까. 당사자들이 그 글을 보면 알량한 자존심이 여지없이 긁힐 것이었고, 열불이 뻗칠 만도 했다. 인간은 자존심으로 살잖는가. 사실 나는 '미네르바'가 정말 그 미네르바인지 상당히 의심했었다. 하지만 정부관계자의 몇몇 발언에서 나타난 '넘치는 증오심'을 보면, 영락없이 구속된 그가 본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사람은 딱히 기분 내키는 대로만 사는 동물은 아니다. 노무현은 뭐 성격이 좋아서 노개굴 노개굴 이러는데도 개들 풀어 잡들이를 안 했겠는가. 경우에 따라 욕하면 아 욕하나보다, 속으로는 이 죽일 새끼 살릴 새끼 해도 그냥 내버려두는 게 때로는 더 민주적이고, 대개는 더 실용적일 수 있다. 어쩌면 욕설은 한민족 특유의 의사소통방법일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유감스럽게도 오늘의 각하는 '미네르바'사건에서 보듯, 욕먹는 걸 매우 싫어하신다. 내가 볼 때 거의 병적인 수준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에 비해 상당히 예민하시다. 내가 추측하기로, 각하는 의외로 성격이 소심하셔서, 한 번 마음에 상처를 입으면 쉽게 회복하실 양반이 아니다. 사람을 겉보기로만 판단해선 안된다.
퍽이나!
이런 각하의 성격이 어쩌면 잘 드러난 사건이 - 곧 내 추측의 증거가 삼을 만하다 할 사건이 - 이하의 사건이다. 아래의 링크 기사를 참고하라.
1번.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319565.html
2번.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322741.html
2번 링크와 기타 정황으로, 1번 링크 기사 내용의 진실성이 거의 증명된다고 본다. 따라서 이 '성격에 대한' 문제는 국가의 중대사를 거의 '결과적으로' 결정한 셈이라고 볼 여지가 깊다. 나는 이 기사들을 보며 생각했다.
"글러먹었다."
그리고 '포기하면 편해'라는 피론의 돼지같은 심정으로 반년을 보냈다. 하지만 사고는 예상을 벗어나 갈수록 많아지고, 결국엔 불안에 떨게 되었다.
현재를 지배하는 가장 큰 위협은 불확실성이다. 지금 내놓는 예측들은 모두, 각각의 주체가 이성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나 성립하는 얘기다. 교과서는 기행까지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는 무난하게 해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은 종래의 컨센서스를 붕괴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약화시켰다고 본다. 미국과 북한은 서로 알아서 잘 하겠지, 라고 생각한다면 상대가 여지없이 뒤통수를 치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알고 보니, 도저히 협상의 파트너로 삼지 못할 양반들이 몇 끼어 있다는 것도 드러났고 말이다.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제3세계 지원에 적극적이기도 하고, 국제관계에서 꽤 모범적인 모습도 간간히 보였던 것 같은데, 지금의 당국자들을 보면 경악할 따름이다. 한 마디로 그들은 '미쳤다'. 곧 한일관계는 복원하고 어쩌고 할 성격의 것이 아니다. 물론 나도 (또한 한 명의 일빠 덕후로서) 양국의 문화적이나 정서적인 교류와 협력에 더없이 찬성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것과 일본 정치인의 윤리와 양식에 대한 평가는 다른 문제다. 평화, 인권을 고려한다면, 일본정부는 북한처럼 견제와 통제의 대상이지 협력의 대상이 아니다.
미국은 행정부가 바뀐 이후로 (역시나) 정책의 연속성이 뒤틀려버렸다. 북한이 정책적 우선순위에서 확 밀려버렸다는 건 확실한데,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나중에 생각하자'는 마인드가 문제다. 북한은 조급하게 결론을 내길 원하는데, 미국은 협상의욕이 높지 않은 건 둘째치고라도 정책의 방향부터 명확하지 않다.
이 두 국가의 상황은 북한의 강경한 대응을 불러올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로도 강경한 대응이 나왔다. 북한은 적어도 합리적으로 득실을 따져 외교를 수행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제법 타당한 분석이긴 하다. 그런데 얘네들의 문제는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질 못한다는 거다. 80의 디스어드밴티지라던가 '위기상황'을 갖고 게임을 하는데, 80의 위험도가 90이 되고 95가 된다고 해도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버린다. 북한이 난동을 부릴 거라곤 다들 예측했어도, 미사일을 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앞의 '욕'사건도 마찬가지다. 각하의 행동도 아마추어같긴 하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북한의 행동 역시 쓸데없는 삽질이란 걸 쉽게 알 수 있다. 남한을 비판하는 건 그렇다치고, 괜히 각하 욕을 해서 뭐 하나? 그래서 무얼 얻었느냔 말이다. 결과적으로 고립을 자초하기만 했다. 북한놈들이 좀 언어적 감성에 문제가 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 세 국가의 상황은 '다들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행동할 것'이란 전제를 약화시킨다. 일단 딴 놈들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해 버리면, 자신만 정상적으로 행동하기도 어려워진다. 앞으로도 상황이 점점 악화될 수 있다. 물론 실제 상황은 중동문제처럼 아예 답이 없거나 한 게 아니라서, 다들 정신을 차리기만 한다면 문제가 급격하게 해결될 가능성은 온존한다. 하지만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건 의외의 사태와 불확실성이다.
당신은 자동차를 운전한다. 그런데 당신은 운전경험이 별로 없다. 보험도 들지 않았다. 옆을 보니 딴 차들은 난폭운전을 한다. 게다가 진눈깨비까지 쏟아진다. 반드시 경험이 없다고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니고, 비가 온다고 사고가 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위험이 겹치고 겹치면 돌발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일단 일어나면 치명적일 가능성도 높아진다. 비유하자면 그런 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차에 관을 메고 다닐 정도의 상황이 아니란 건 인정한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아주 심하지는 않다. 하지만 확실히 좋지 않다. 북한의 상황이 확실하게 안정되지 않는 이상, 핵은 잠재적 위험요소다. 앞으로 수령이 권력구도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권력구도가 수령을 결정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와중에 강경파들이 쿠데타라도 일으키면 007영화에서나 보던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리고 일본의 군비강화는 - 당장이 아닌 - 2, 30년 후의 위협이 될 공산이 충분하다. 만약 그때도 섬나라 지도자들의 양식이 지금 수준이라면, 대참사의 가능성이 아주 없지만은 않다.
그래, 위험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구구절절히 말했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나와 있다. 하지만 글러먹었다. 각하의 지지율이 떨어진 건 의외의 결과를 낳았다. 노무현이 지지율이 떨어지자, 실망한 나머지 아예 귀를 닫고 관료조직만 돌려서 정권을 유지한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물론 각하께서는 재경부 관료 대신 공안조직을 돌리셨고, 노빠 대신에 알바들이 뛴다.
어쨌든 그럭저럭 돌아가고 있긴 한데 - 돌아간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이게 무슨 나사 하나 빠지면 여전히 돌아갈 거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게 문제다. 그래서 각하가 '화'를 잠깐 억누르고, 기적적으로 북한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접근방법을 취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 만약 조갑제 선생님께서 "이명박은 알고 보니 좌빨이었다! 애국 보수여 단결하라!" 라고 외치시기라도 하면, 정권은 그날부로 붕괴다.
ps. 첨언하자면 이렇다. 유형-무형의 합의나, 여러 주체들간의 견제와 균형으로 지탱되는 현실구조에서는 큰 틀을 보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몇몇 인간이나 소집단의 특이성향에 국가가 좌지우지되고, 다자회담이라는 구조가 애매모호해지는 상황에서는, 의외로, 자잘한 사건사고나 개인의 인격에 대한 소소한 정보를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그러니 일본인들의 되도 않는 찌라시즘이, 역시 의외로, 적절한 결론을 내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단 말이다. 이 시점에서 자랑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소식이 여지없이 어제 날아왔으니, 다음의 링크 기사를 참고하라.
http://media.daum.net/politics/north/view.html?cateid=1020&newsid=20090415114616344&p=ned
그리고 '포기하면 편해'라는 피론의 돼지같은 심정으로 반년을 보냈다. 하지만 사고는 예상을 벗어나 갈수록 많아지고, 결국엔 불안에 떨게 되었다.
현재를 지배하는 가장 큰 위협은 불확실성이다. 지금 내놓는 예측들은 모두, 각각의 주체가 이성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나 성립하는 얘기다. 교과서는 기행까지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는 무난하게 해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은 종래의 컨센서스를 붕괴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약화시켰다고 본다. 미국과 북한은 서로 알아서 잘 하겠지, 라고 생각한다면 상대가 여지없이 뒤통수를 치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알고 보니, 도저히 협상의 파트너로 삼지 못할 양반들이 몇 끼어 있다는 것도 드러났고 말이다.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제3세계 지원에 적극적이기도 하고, 국제관계에서 꽤 모범적인 모습도 간간히 보였던 것 같은데, 지금의 당국자들을 보면 경악할 따름이다. 한 마디로 그들은 '미쳤다'. 곧 한일관계는 복원하고 어쩌고 할 성격의 것이 아니다. 물론 나도 (또한 한 명의 일빠 덕후로서) 양국의 문화적이나 정서적인 교류와 협력에 더없이 찬성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것과 일본 정치인의 윤리와 양식에 대한 평가는 다른 문제다. 평화, 인권을 고려한다면, 일본정부는 북한처럼 견제와 통제의 대상이지 협력의 대상이 아니다.
미국은 행정부가 바뀐 이후로 (역시나) 정책의 연속성이 뒤틀려버렸다. 북한이 정책적 우선순위에서 확 밀려버렸다는 건 확실한데,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나중에 생각하자'는 마인드가 문제다. 북한은 조급하게 결론을 내길 원하는데, 미국은 협상의욕이 높지 않은 건 둘째치고라도 정책의 방향부터 명확하지 않다.
이 두 국가의 상황은 북한의 강경한 대응을 불러올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로도 강경한 대응이 나왔다. 북한은 적어도 합리적으로 득실을 따져 외교를 수행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제법 타당한 분석이긴 하다. 그런데 얘네들의 문제는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질 못한다는 거다. 80의 디스어드밴티지라던가 '위기상황'을 갖고 게임을 하는데, 80의 위험도가 90이 되고 95가 된다고 해도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버린다. 북한이 난동을 부릴 거라곤 다들 예측했어도, 미사일을 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앞의 '욕'사건도 마찬가지다. 각하의 행동도 아마추어같긴 하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북한의 행동 역시 쓸데없는 삽질이란 걸 쉽게 알 수 있다. 남한을 비판하는 건 그렇다치고, 괜히 각하 욕을 해서 뭐 하나? 그래서 무얼 얻었느냔 말이다. 결과적으로 고립을 자초하기만 했다. 북한놈들이 좀 언어적 감성에 문제가 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 세 국가의 상황은 '다들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행동할 것'이란 전제를 약화시킨다. 일단 딴 놈들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해 버리면, 자신만 정상적으로 행동하기도 어려워진다. 앞으로도 상황이 점점 악화될 수 있다. 물론 실제 상황은 중동문제처럼 아예 답이 없거나 한 게 아니라서, 다들 정신을 차리기만 한다면 문제가 급격하게 해결될 가능성은 온존한다. 하지만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건 의외의 사태와 불확실성이다.
당신은 자동차를 운전한다. 그런데 당신은 운전경험이 별로 없다. 보험도 들지 않았다. 옆을 보니 딴 차들은 난폭운전을 한다. 게다가 진눈깨비까지 쏟아진다. 반드시 경험이 없다고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니고, 비가 온다고 사고가 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위험이 겹치고 겹치면 돌발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일단 일어나면 치명적일 가능성도 높아진다. 비유하자면 그런 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차에 관을 메고 다닐 정도의 상황이 아니란 건 인정한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아주 심하지는 않다. 하지만 확실히 좋지 않다. 북한의 상황이 확실하게 안정되지 않는 이상, 핵은 잠재적 위험요소다. 앞으로 수령이 권력구도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권력구도가 수령을 결정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와중에 강경파들이 쿠데타라도 일으키면 007영화에서나 보던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리고 일본의 군비강화는 - 당장이 아닌 - 2, 30년 후의 위협이 될 공산이 충분하다. 만약 그때도 섬나라 지도자들의 양식이 지금 수준이라면, 대참사의 가능성이 아주 없지만은 않다.
그래, 위험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구구절절히 말했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나와 있다. 하지만 글러먹었다. 각하의 지지율이 떨어진 건 의외의 결과를 낳았다. 노무현이 지지율이 떨어지자, 실망한 나머지 아예 귀를 닫고 관료조직만 돌려서 정권을 유지한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물론 각하께서는 재경부 관료 대신 공안조직을 돌리셨고, 노빠 대신에 알바들이 뛴다.
어쨌든 그럭저럭 돌아가고 있긴 한데 - 돌아간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이게 무슨 나사 하나 빠지면 여전히 돌아갈 거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게 문제다. 그래서 각하가 '화'를 잠깐 억누르고, 기적적으로 북한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접근방법을 취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 만약 조갑제 선생님께서 "이명박은 알고 보니 좌빨이었다! 애국 보수여 단결하라!" 라고 외치시기라도 하면, 정권은 그날부로 붕괴다.
ps. 첨언하자면 이렇다. 유형-무형의 합의나, 여러 주체들간의 견제와 균형으로 지탱되는 현실구조에서는 큰 틀을 보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몇몇 인간이나 소집단의 특이성향에 국가가 좌지우지되고, 다자회담이라는 구조가 애매모호해지는 상황에서는, 의외로, 자잘한 사건사고나 개인의 인격에 대한 소소한 정보를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그러니 일본인들의 되도 않는 찌라시즘이, 역시 의외로, 적절한 결론을 내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단 말이다. 이 시점에서 자랑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소식이 여지없이 어제 날아왔으니, 다음의 링크 기사를 참고하라.
http://media.daum.net/politics/north/view.html?cateid=1020&newsid=20090415114616344&p=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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