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live one life
[스크랩] 꽹맥이 소동 본문
명우가 올려놓은 개를 보다가.............
참새소리가 명쾌하게 들리는 아침이다.
말할수 없는 평온함이 충만해 있어 사람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오늘 아침은
무얼 해먹을까 하다가 어제 사다놓는 콩나물을 끓여 한참 식욕을 만끽하고
있는데 그리 아름답지 않은 소리가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얻는다
깽깽...깨깨갱.....................
문을 열고 밖에 나가보니 노인 한분이 무척이나 화가 났는지 꽹맥이(집에서
기르던 개 이름)한테 화풀이를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무슨일이 세요?"라고 물었더니 그 노인은 이마에 주름살을 힘있게 긋고
이북 말투를 쓰며 나를 힐끗 쳐다보며 대뜸 한다는 말이 "저놈의 개새끼
나한테 좀 팔아 ..." 어이가 없었다.
"왜요? 보신탕 해 잡수시게요.." 라고 억지로 깔깔 거리며 웃었더니
그 노인은 화를 벌컥 내며 "아 글씨~ 저놈의 개새끼가 우리밭 삼장에
들어와서 난리를 쳤지뭐야.밭이 쑥대밭이 됐어.똥도 이곳 저곳에
싸놓고............으이그! 저 개새끼를 붙잡아 놓던지 아니면 나한테 팔던지
어덯게 좀 혀어 이 사람아~.."
화가 무척이나 난 모양이다. 어느 사이엔가 꽹맥이는 내 바로 옆으로와
촐랑거린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후 재수없다는 듯이 투덜거리며 그
노인은 횡하니 사라졌다. 뒤돌아가는 그 노인을 향해 그저 미안하게 됐다며
굽신거릴수 밖에 없었다.
촐랑거리는 꽹맥이를 묶어 놓아야 했다. 그리고 한두시간이 흘렀을까?
무척이나 답답한지 계속해서 끙끙거린다.
얼마나 괴로울까? 매일 자유롭게 나돌아 다니는 녀석을 묶어 놓았으니
오죽 답답하랴....
이런 저런 생각에 꽹맥이가 불쌍해 보여 풀어 주어야만 했다.
<네 자유다. 부디 내 심정만 이해해 주거라......>
욕조에 가보니 빨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큰 마음을 먹고 한바탕 손빨래로
홍역을 치루어야 했다. 에베레스트산 같이 높아보였던 빨래도 차츰 차츰 줄어 들었다.
일을 다마치고 빨래를 빨래줄에 매달면서 무척 상쾌한 느낌을 받았다.펄럭이는
깃발처럼 오월의 훈풍이 나의 이마를 스치운다.상쾌한 기분은 말로 표현할수
없을 정도로 나의 가슴을 부풀어 오르게 했다. 고된 빨래를 마치고 난후의 느낌은 그저
그일을 겪어보지 않운 사람은 모르리라...엑소더스다-
2시간여의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게 됐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바람이 부는날도 아닌데 옷이란 옷은 죄다 마당에 나뒹굴어 있는것이 아닌가?
아뿔사! 오늘도 크나큰 실수를 한것이었다 .빨래줄을 장대로 높게 올려 놨어야
하는데그걸 잊고 말았던것이다.
꽹맥이 소행이었다.
무슨 잔치날이나 된듯이 낮게 걸려있는 옷이란 옷은 물고 나돌아 다니면서 한바탕
축제의 난장판을 벌였던 것이다. 난잡하게 나뒹굴고 있는 옷들을 주섬 주섬 모아다
빨래통에 넣자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고급 와이셔츠는 갈래 갈래 찟겨져 버려야만
했다. 어느곳에 있었는지 꽹맥이는 빨래하는 내 뒤에와 혓바닥을 쭉 내밀면서 촐랑
거린다.몇대 쥐어박고 싶지만 지금와서 하소연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꽹맥이를 보고 있자니 나를 바라 보는듯했다.
꽹맥이가 오랫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새 인가 배가 불룩 해졌고 새끼 날때가 다된것 같아서 부모님들이 계신 곳에다
데려다 주었는데 일곱마리 새끼를 낳아 잘기르고 젓을 뗀후에 집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오랬동안 불편 했을 터인데 언제 그런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도착하자마자 깡총 깡총
뛰어 다니면서 마냥 자유로워 했다. 이리저리 집안 이곳 저곳을 날렵하게도 휘젓고
다니는데 고삐풀린 망아지 처럼 몸을 휘어틀면서 분주히 뜀박질을 하는데 구경하는
나로써는 머리가 팽 돌 지경이었다.
부모님들이 계신 곳에서는 늘쌍 묶어 놓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 속박에서 해방
되었으니 얼마나 통쾌 하였겠는가? 만일 사람이었다면 쌍손 들고 펄쩍 펄쩍 뛰면서
아멘 할렐루야를 외치며 속박에서의 자유의 기쁨을 만끽 하였으리라.
시간이 흐르면서 옛날 그 버릇은 여전했다.
외딴 집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따분하면 저런 행동을 할까?
하고 생각을 해보니 한편으론 이해도 됐고 속상할때도 꽤 있었지만 홀로 독수 공방하는
나로써는 꽹맥이와 함께하는 생활은 예전과는 다분히 다르다는 것을 요즘들어
되씹어 보기도 한다
텅빈집에 들어 오려니 왠지모를 삭막함을 느꼈는데 그것이 미천한 짐승일 지언정
반겨줄수 잇는 상대가 있다는데 왠지 좋았다.
어느날이었던가?
하루 종일 집밖에서 일을 마치고 차를 몰고 들어오는데 저 멀리서 내차를 향해
쏜살같이 뛰어오는 것이 어른 거렸다. 그것도 논을 가로 질러서 뛰어 오는데
눈을 휘둥그레 뜨고 확인 해보니 꽹맥이였다.
그 먼곳에서 내 차소리를 듣고 마중을 나온 것이었다.차와 점점 가까왔을때의
표정은 마치 남북 이산가족 재회나 하듯이 귀를 쫑긋이 세우고 깡총깡총 뛰면서
혓바닥을 길게 늘어 트리고 꼬리를 살랑 살랑 거리며 다리는 안절부절 하지
못한체 머리를 뒤흔드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눈시울이 핑돌며 가슴에서는
뭉클함이 솓아 올랐다.....
/총각 시절에 서놓았던 일기/읽느라고 수고했슈 ...재미 되게 없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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