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live one life

[스크랩] 닭 본문

카페/대명초등학교 17회

[스크랩] 닭

눈빛포스 2009. 3. 8. 08:23

 

명우가 올려놓은것을 허락도 없이 퍼왔네.

닭인지 오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일같이 재미있는 것을 올려주는 친구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며  갑자기 닭 키우던 시절이 생각나서 껄쩍거려 본다.

 

연산에 토종닭을 키우던분을 만나서 유정란 300개를 구입해서 백석리 부화장에 갔다주었더니

250여마리의 병아리를 부화시켜 집에 가지고 와서 키웠더니 200여마리의 닭을 키울수 있었다.

오리지널 토종닭 ...그것도 사료먹어 키운것도 아니고 방사해서 키웠더니 울긋 불긋 빗갈이

번뜩이는 장닭들로 집안이 늘 시끄러웠다. 새볔에 닭 울움소리로 하루를 시작했고 동네 논에

들어가 벼를 뜯어 먹어서 동네 사람들의 민원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동네 개들의 먹이감 장소가 돼서  동네 개라는 개들은 우리집 근처에 다 포진하고 있을정도

였으니 그때 동네 개라는 개는 다 봐야했고 그들과 전쟁을 치루어야 했다.

아침이 되면 집안 이곳 저곳을 둘러보면 계란을 주울수 있었는데 여하튼 그때  계란은 푸짐하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어느날  아침 방문을 열고 마당에 나가보니 암닭이 병아리 6마리를 이끌고 마당 구석 구석을 휘젓고

다니는게 아닌가? 신기했다....알을 품어서 깨어난 병아리를 데리고 이곳 저곳을 데리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해 하던 기억이 있는데 그 흐뭇함은 그날로 끝이었다.

가두어 두었어야 했는데 그날 오후에 동네 개들의 포식감이 되었으니.....저런~

 

■ 1991년 월 일 일기

상쾌한 아침이 밝아 왔다.

오늘 아침은 무얼 해먹을까 ?

계란 후라이 생각이 번뜩났다.닭이 계란을 낳았을까.....

이곳저곳을 살펴보니 생각했던 데로 계란이 한무더기 있었다.

기분좋게 두손에 쥐어들고 방에 들어와 4개는 냉장고 안에넣고 1개는

후라이용으로 쓰기로 했다. 가스렌지 불을 켜고 후라이팬을 불위에

올려놓고 그위에다 식용유를 쪼르르 부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계란 하나를 집어들고 후라이팬 모서리를 탁치면서

계란을 깨는 순간 ..아뿔사/

이건 웬일인가?

흰자와 노른자는 간데없고 썩은 병아리가 있는것이 아닌가?

역겨웠다. 괜실히 구역질이 났다.

얼른 깨어진 계란을 밖으로 내팽겨 치며 온갖 우거지상을 지었다.

밥맛이 싹 달아났다. 냉장고 안에 있던 계란과 후라이팬 옆에있던 

계란을 밖에다 내 팽겨 졌다. 똑같은 상태다.

암닭이 알을 품다가 중단되어 썩은 것들인것 같았다.

 

■1991년 월 일  일기

한참을 자고 있었다.

밖에서 '해광아"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눈을 뜨고 시계를 응시해보니 늦은 밤이었다.

졸린눈으로 옷을 주섬주섬 입고 밖에 나가보니 동네 형님들이  와있었다.

나를 보더니 대뜸 "닭좀 살수 없냐?"하고 묻는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닭도리탕좀........."

자꾸 사정을 한다.하는수없이 후레쉬를 들고 닭들이 자는곳으로

엉금 엉금 들어가 죽은듯이 잠을 자고 있는 곳에 쏜살같이 달려들어

장닭 두마리를 잡아 나오려는 순간  그 뒤에서 장닭 서너마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게 달려들어 허리와 다리 머리를 물어 뜯는다.

걸음아 나살려라 ....밖으로 뛰쳐 나왔다.

무척이나 따가왔다....

동네 형님들은 자지러지며 한바탕 웃는다.

토종닭이라 맛있겠다며 돈을 건네주며 횡하니 사라졌다.

팔려가는 닭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가져보며 방으로 들어오자니

허리와 다리가 쓰라렸다.

잠을 청하려 하니 내게 달려들어 물어뜯던 장닭들이 생각이나 왠지

맘이 우울해졌다.자기동료가 붙잡혀 가는것이 얼마나 안타까웠으면

내게 달려들었을까?

 

지금와서 보니 무척이나 새롭네...ㅎㅎ

 

 

 

 

 

 

출처 : 대명인의사랑방
글쓴이 : 기억상실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