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live one life

이별의 노래 본문

카테고리 없음

이별의 노래

눈빛포스 2010. 9. 27. 15:18

 

 

 

 

 

 

 

 

 

 

가을입니다.

땀을 삐질거리며 투덜거리던때가 엇그제 같은데 벌써 찬바람이 살갓을 비벼대는 계절이

돌아왔네요. 참 빠릅니다.  이 가을에는 무엇을 할까? 괜한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제일먼저 걱정이 되는것은 강호동이 제잘거리듯 가을이란 가~을 ~하고 휘리릭 지나간다고

하지않습니까? 곧 겨울이라는 거지요. 겨울의 추운 시기를 어덯게 보내야하는건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뭐 벌써라고 하시겠죠. 제가 사는 이곳 난방 시설이 전무합니다. 하면 되잔아요

라고 하시겠죠.비용이 장난이 아닙니다. 제 능력으론 지금 감당하기가 벅찹니다.어덯게 되겠

지요.사람이 계획하는일이 뭐 안될리 없잔아요.

 

올가을에는 내 영이 풍성히 살이 쪘으면 좋겠습니다. 각박한 심령에 풍족한 가을의 향연이

내 가슴깊은곳 폐부를 찌르며 두리둥실 풍족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나를 대하는 모든

사람들이 흐뭇해하는 그런 존재가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천고 마비의 계절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제 마음은 벌써부터 놀다란 하늘을 치솟아 훨날고픈 그런심정입니다.

그럴겁니다. 아마도 꼭 그렇게 되리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이별의 노래

 

박목월 시/김성태 곡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서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한 낮이 기울며는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우리라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수원 시립 합창단

 

 

 

 

 

 

 

해방이 되던 해의 가을이 생각납니다.

시골에서 국민학교 교사로 3학년 담임이었는데 아이들의 합창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푸른 잎은 붉은 치마 갈아입고서
남쪽나라 찾아가는 제비 불러 모아
봄이 오면 다시 오라 부탁하노라

한글을 가르치고 우리말을 자유롭게 하고, 우리말로 노래를 배우고 노래를 부르던 1945년의 가을,

 벌써 65년 전의 추억입니다.

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노래가 또 하나 있습니다. 6·25 사변이 터지고 임시수도가 되었던 부산에서

 진명여자중고등학교의 영어교사가 되어 발랄한 소녀들의 틈에서 아름다운 세월을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가을바람이 불던 어느 날 소녀들의 합창소리가 들렸습니다.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박목월의 시에 김성태가 곡을 붙였습니다. 가을에 부르면, 가을에 들으면, 눈물나는 노래입니다.

 “한낮이 지나면 밤이 되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3절은 더욱 아련한 느낌을 줍니다.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

그때 그 노래를 부르던 어린 소녀들은 지금쯤 나이가 70도 더 되어 손자·손녀들을

거느린 할머니들이 되었겠지요.

인생이란 이렇게 덧없는 것을!

김동길
www.kimdonggill.com